롬 8:38-39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
율법주의자였고 핍박자였던 바울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이처럼 심원한 공감을 가졌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다. 율법의 엄중함을 아는 바리새인으로서 하나님에 대한 사랑보다는 심판에 대한 두려움에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전환점은 십자가였다.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보며 토라의 쉐마 구절, 즉 마음과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와 하나님의 사랑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오메가 포인트이다. 죄인된 모든 사람을 위한 은총이지만 실상은 그중 선택이 예정된 영혼들에게 베풀어지는 개별적인 은총이다. 십자가는 한 영혼,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손짓이며 회복에로의 부르심이다. 내가 십자가를 알고 붙듦은 사랑받은 결과이다. 아들까지 내어준 그 사랑의 깊이는 창조주의 깊이여서 그 어떤 피조물도 뒤집거나 손상시킬 수 없다.
십자가는 메시지다. 어떤 경우에도 너를 사랑할 것이며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다. 이미 나의 어떠함을 영원 전부터 헤아리신 하나님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십자가는 나에게 끊임없이 발현되는 사랑의 고백이며 사랑의 편지이다. 돌이켜보면 그간의 신앙여정에서 세속적가치관의 그늘이 거두어질수록 십자가는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 시기까지는 구조받음을 깨닫는 수준에 머물다가 어느 시기부터는 사랑의 울림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어떤 것도 십자가를 통해 맺어진 나와 하나님의 사랑의 끈을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 소중한 사랑을 마음에 품으며 오늘도 하루 걸음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