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10:19-20 아론이 모세에게 이르되 오늘 그들이 그 속죄제와 번제를 여호와께 드렸어도 이런 일이 내게 임하였거늘 오늘 내가 속죄제물을 먹었더라면 여호와께서 어찌 좋게 여기셨으리요 모세가 그 말을 듣고 좋게 여겼더라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 직후 이어진 속죄제물의 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제사장이 먹도록 규정된 제물을 먹지않고 불살랐기 때문이다. 피가 성소 안에 들여진 제물은 불살라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제물은 먹어야 했다. 먹는다는 것은 단지 제사장의 몫으로만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교제의 회복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에 속죄절차상 중요한 일이었다. 그러니 제사를 불완전하게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모세는 그런 맥락에서 속죄염소를 불사른 엘르아살과 이다말을 질책했다. 나답과 아비후의 죽음으로 뒤숭숭한 상황이지만 규정은 제대로 지켜야 함을 지적한 것이다. 그 때 아론이 제물을 먹는 규례를 먹는 규정을 모른 것은 아니나 공동책임의식과 애도의 뜻에서 제물을 먹기에는 마음이 무거웠기에 일어난 일임을 밝힌 것이다. 그리고는 하나님께서도 헤아리셨을거라는 추측을 전한다.
규례가 어겨졌지만 하나님의 긍휼이 임했다. 규례를 어긴 탓에 그에 응당하는 책임을 져야 했지만 애도의 상황에서 통감하는 마음으로 행한 일이었음을 감안한 것이다. ‘아.. 이 사안은 하나님께서도 포용하시겠구나..’라고 생각한 것이다. 규례의 준수가 원칙이지만 동기가 불경하지 않다면 사랑과 긍휼로 품으시는 은혜의 하나님이심이 드러난 것이다.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야단을 쳐야 하는 것도 있지만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변을 보면서 정죄하는 마음으로 판단했던 적은 없는지를 살핀다. 동기가 악하지 않다면 규정보다 긍휼이, 정의보다 사랑이 우위에 있음을 상기한다.